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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하지 않았어도 외1편 / 정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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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11-28

 

▲     © 시인뉴스 포엠



 

내가 잘못하지 않았어도

 

정이랑

 

 

 

 

지하철 안 이어폰을 낀 학생은

나이든 할아버지에게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다

내가 잘못하지 않았어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늦은 밤, 쓸모없는 의자를

누군가 전봇대 곁에 버리는 걸 봤다

내가 버린 것도 아닌데 목덜미가 따가왔다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아주머니가

두부 한 모를 슬쩍 바구니에 담고 돌아갔다

내가 가지고 온 것도 아닌데 쫓기는 꿈을 꿨다

 

살면서, 내가 잘못하지 않았어도

부끄러운 일들은 봄날 꽃잎같이 많더라

 

    

 

 

 

 

가로수길

 

정이랑

 

 

 

 

그대는 왼쪽에서

오른쪽에서는 내가,

그렇게 걸어가요

 

미워하지 않고

싸우지도 말며

적당한 거리에서

봄여름가을겨울을,

그렇게 걸어가요

 

걷고 또 걸어서

그 끝을 가늠하지 못하더라도

오른쪽에서는 내가,

그대는 왼쪽에서

그렇게 한 세상 걸어가요

 

 

 

 

 

 

<약력>

*경북 의성출생.

*1997문학사상으로 등단.

*1998대산문화재단 문학인창작지원금수혜시인 선정.

*시집으로는 떡갈나무 잎들이 길을 흔들고, 버스정류소 앉아 기다리고 있는,,

청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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