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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 후에 외1편 / 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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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10-20

 

▲     © 시인뉴스 포엠



어스름 후에/박용진

 

 

바닥을 데리고 왔다

 

뒷굽에 붙은 종이 조각

글자는 퍼져 있고

누구의 사연인가

 

마른 기억과 말라갈 일 사이

 

길은 끊임없이 출렁여

늘 물었지만

답은 자주 바뀌었다

 

종일 부푼 발에도 졸아든 구두

바닥은 바닥을 품고

 

이별을 준비하다가

자유로워진 저 영혼은,

 

 

 

 

 

 

  

 

 

날빛의 날을 / 박용진

 

 

잘 주무셨나요

병실 텔레비전에 누가 동전을 넣었군요

화성 탐사선이 날아가네요

문명 세계가 뿜은 빛을 두고

둥근 각을 찾는가 봐요

매일매일 뉴스는

초식동물이 육식을 하고

육식동물은 과식한다는군요

침방울 가득 가글링에도 갈증이네요

바람이 흩어지는 채광창에 기대

휑뎅그렁한 세상을 보며

게눈이 되는 저절로입니다

먼 나라 얘기하는 사이 얽은 그물에 별이 새요

날빛 어두운 곳에 별 하나쯤 대수냐고요

무더기로 쏟아질까 걱정입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 부족한 날이면

애인의 일기장을 훔치다 들킨 하루같이

모래바람 센 사막을 어슬렁거리고

별의별 사람과 같이 어울리며

예지몽 따윈 잊은 지 오래입니다

병동 회벽 보수는 언제 하나요

병실 희미한 조명을 비집고

조화 몇 송이가 어슴푸레의 봄을 그리기도

탐사선은 도착했을까요

절벽을 만나 얼결로 헤맬까 걱정입니다

Hell, o

당신의 별엔 별일 없는가요

무너진 별들이 흩어져도

하나씩 틔운 움에 담을 겁니다

별 별 얘기만 했네요

 

 

 

 

박용진

 

- 2018 불교문예 둥단

- 문경문학상, 충성대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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