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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외1편 / 윤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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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10-18

 
    

▲     © 시인뉴스 포엠



소나기/윤일균

 

 

 

먹구름이 수정산 허리를 감싸 돌면

돌머루 바위속 구렁이가 울었다

 

구렁이가 우는 날에는

넙티로 소 뜯기러 간 밤나무집

피사리하던 학자골 방앗간 집 쌍둥이

소리개서 따비 풀던 회관 집 막둥이

느티나무 밑에서 멍석 짜던 재간둥이

마을 오둥이가 동이동이 뛴다

 

한질금 소나기가 돌모루 지날 때

추녀 끝 낙수로 물장난하면

물사마귀 난다고 역정 내시며

옹색한 마루에서 참빗질하던 엄니

훑어 내린 서캐만 눌러 터치다

부엌 담 황토흙을 뜯어 먹는다

 

집 나간 아비는 오지 않고

비에 씻겨 더 까만 까마귀

지붕 위로 까옥거릴 때

엄니는 입안 가득한 흙 찌끼를

까마귀 지나간 하늘 향해 흩뿌린다

 

돌모루 구렁이가 우는 날에는

 

 

 

 

꽃무덤/윤일균

 

 

 

마음 머무는 곳에 네가 있었다

발길 닿는 곳에 네가 있었다

가슴 매말라 구적처럼 길거리에서 부스러지면

그것에 네가 있었다

 

나를 일으킨 너 간 곳 몰라

세상 어딘가 있을 거라고 빈 들을 헤매다가

그윽한 향기 있어 보니

거기에서 울고 있었다

제비꽃 촘촘히 핀 나의 꽃무덤에서

 

 

윤일균

경기 용인 출생. 2003년 《시경》등단.

시집『돌모루 구렁이가 우는 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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