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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원 미스 김 외1편 / 황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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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10-14

 

▲     © 시인뉴스 포엠



미장원 미스 김 / 황은경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손

그대가 가지길 원했어

세상의 모든 버럭 잘라 털어내고

바람의 티끌도 잡아 멈추게 하길 원했어

 

더운 입김만으로 서로를 세워주고

손길 한 번으로도 가슴을 펼 수 있는

세상 안의 작은 세상을 만나

멋진 여유를 갖길 바랬어

 

어떤 날처럼 오가지 못하는 섬에 표류한 미스김

침식을 앞둔 주상절리 닮은 신경의 패인 공간을 잡고

밝음 앞에 밝음을 피워 낼 던져진 비밀만이라도

환하게 물들어 그대가 품어 주길 원했어

 

가끔 만지지 못한 제목의 그림을 상상해보기도 해

행복한 미소로 다가온 화사한 스무 살의 수양버들

시원하게, 소리도 없이 허공에 튕기며 잘리고

신명 난 가위질 바람도 자를 것이다. 싹둑싹둑

 

 

 

     

 

 

안개꽃 / 황은경

 

 

 

하얀 안개꽃 그려진 편지

문드러진 가슴에 고인 형벌로

나의 정원은 광목을 뒤집어쓴 산실

 

몽글거리는 빛의 잔치에 뽑힌 너

향기 끝을 찾아서 흔들어 보니

꽃망울마다 매달려 있는 사무친 그리움

 

, , 우리의 얼굴이 하얗게 웃고 있었다

 

 

    

 

 

 

황은경 약력

 

 

-2015년 시집 겨울에는 꽃이 피지 못한다로 작품활동 시작

대전 서구문학회, 시대읽기작가회 사무국장

어린왕자문학관 사무국장역임

<인터넷신문> 학부모뉴스24 문화예술부장

작가와 문학》 《인향문단편집위원

-2017년 다온예술인협회 문학상 본상

-2018년 한국 여성문학100주년 기념 문학상

-2018~2019년 서구 힐링 페스티벌 샘머리 백일장

시의원장상.문화원장상

-2019년 작가와 문학상

-2019년 대전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2019년 문체부산하 상주작가 공모 어린왕자문학관 상주작가 선정

-2019EMPATHY 문학 자갈자갈상주작가 프로그램 개최

<저서>

1겨울에는 꽃이피지 못한다

2마른 꽃이 피었습니다

 

 

 

 

 

여물어 가는 / 황은경

 

늙지 않는 바다를 보았다

물의 반짝임으로 눈이 아프다

백사장에 앉아

엄지와 검지로 미간을 누르며

걸어온 길을 본다

 

살아온 길은

아무리 생각해도 순탄한 시간은 없었다

세월은 모래 속으로 스미는 물과 같아서

기회만 있으면 날카롭게 파고들어 상처를 낸다

물컵에 구멍이 나듯이

 

파라솔이 필요하다

바다에 내리는 따가운 햇볕은

지난한 세월을 구원할 수 있는

시간을 태우는 용광로였다

 

햇볕이 싸늘해져 간다면

바다는 세월을 삼켜 버릴 것이고

잠시나마 편안했던 시간은

닫혀버린 문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햇볕은 다시 따가워지겠지만

늙지 않는 바다를 보는 일은

언제나 눈이 아프다

반짝임을 남겨두고 바다를 떠나야 한다

 

반짝임을 본 이후로

구원받았던 시간은

문이 열리길 기다릴 것이다

미래가 어디쯤 왔는지 가늠하면서

 

사는 게 가장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가 청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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