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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이라는 복도 외1편 / 김 영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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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9-28

 

N이라는 복도

 

 

지독한 향수병자 완벽증 N, 복도를 벗어나지 못한다 N에게 복도는 자신을 증명하는 최적의 건축물이다 N의 복도에는 창문이 없다 거울이 가득한 복도 얼굴이 알루미늄처럼 찢어지는 복도 거울 속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는 N은 아주 사소한 것으로도 복제된다 N은 미지의 불빛에 의지해 구치소에서 보내 온 인디오여인의 편지를 읽는다 복도는 주름진 헝겊으로 덮여 있다 그것은 N의 향수병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사람은 두 종류가 있지 복도 끝까지 가본 사람과 가보지 못한 사람 주름으로 접히는 사람과 모형으로 구조되는 사람 완벽증 N은 복도의 끝에 대해 묘사하지 않는다 NN의 거울에서 복도를 깨뜨려야 한다 복도 끝에는 비가 내리지 않을 예정이다 비에 젖은 인디오여인이 복도에게 편지를 쓴다 완벽해진 복도는 그의 것이 아니고 거울 속에서 N은 편지를 읽는다 복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지독한 향수병자 N, 완벽한 복도다

 

 

▲     © 시인뉴스 포엠



 

 

 

 

N's 탐구생활

 

 

 

 

안경을 찾으면 무서운 일이 생길 것만 같아 눈이 내린다 백지로 읽다 덮은 눈을 믿지 말아야한다 안경은 백지 밑에 있다

 

눈을 펼친다

 

눈이 가장 어려웠다 녹아내리는 목소리의 난간을 그려 넣기에

 

종이들이 쌓이면 병이 나을 것만 같다 이것은 나의 탐구생활 하얀 것들만 쫓아다니다 어느새 염소의 말도 알아듣고 새들이 숨겨 놓은 알약도 찾아내고 까마귀가 물어다 둔 이별이 어느 곳을 흐르는지 어떤 목소리가 아버지가 될지 자는 남자의 뱃속에서 낳지 않은 아이들을 뺏어오고

 

토리노의 말을 쫓아 쏟아지는 폭설 아래 처박히는 보도블록 쓰레기통 안에다 종이로 집을 짓고 문어가 숨겨둔 어둠을 찾아 심해동굴에 빠져 끝내 목소리는 빼앗기고 다리 대신 찐득거리는 빨판만 붙이고 모르는 목소리를 잃고 모든 것이 예민해진

 

처음은 병실이었다

백지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쌓이는 하얀 그늘

 

눈이 가장 어려웠다 그늘을 펼치기에

 

안경을 찾으면 무서운 일이 생길 것만 같다 처방전을 받아들고 목소리의 난간을 따라 그리는 중이다 안경은 백지 위에 있다

 

눈을 덮는다

 

 

 

 

 

 

 

김 영 경

경남 합천 출신

2019문예바다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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