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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곶 포구에서 외1편 / 김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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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9-28

 

▲     © 시인뉴스 포엠



 

대곶 포구에서

 

 

 

파닥이는 생을 본다
노을 든 풍장마다
주검을 기다리는 시간조차

껌뻑이는 물결로 시선 멈춘다
세발낙지 허공을 감아올리고
죽음을 기다리는 병어들, 생을 회상한다
뱃고동 소리 구성지고
꽃게들이 채반에 드러누워

꽃을 피운다
꽃이 지기 전 모든 것들은
호사스러운 몸보신이다
안경 너머로 주검들이 다가온다
칼날 앞에 당당한 주검들

생의 운명이다
선혈이 도마 위에 흔적 남기고
지느러미 한 점 아련하다
대곶 포구는 아무 일 없는 듯 주검에 대하여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억울하지 않게 주검을 사고파는
어시장 사람들의 눈망울
거룩한 생의 현장이다
검정 비닐봉지에 죽음을 담았다
갈매기들 곡소리 구슬퍼
석양 물결 흐드러지다
물빛 추억 하나 깜박이지 않더라도
기꺼이 찾아왔네만, 오늘따라 엄숙한 대곶 포구
초지대교 난간에 매달린 석양 한 점

거룩한 생에 물들다

 

 

 

 

 

 

가까이 가까이서

 

 

 


사방 군데 고요한 데
오늘 또 가요
새벽부터 날 오라 손짓하며
텔레파시를 보내오네요,
하늘 아래 가부좌 틀어 묵도하는
왁자지껄 아랑곳하지 않고
잘 됐지 뭐예요?
행동으로 다스리고 몸으로 다스려
고행처럼 한 땀 한 땀 숨 차올라
욕망처럼 깔딱 이는 고갯길
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그대가 얼마나 위대한지?
산 올라보면 그 속내 알 것 같다

그대, 거기 있어서 즐겁고
하루해가 짧아 아쉽다

또 봐요,
발길 닿은 대로 언제나 그대여서
소리 없이 속삭여요

가까이 가까이서,

 

 

 

 

 

 

 

 

 

김형하 시인

시인·수필가

경남 함양군 안의에서 출생

2003년 문예사조 시 등단. 2010년 머니투데이 제5회 경제신춘문예 당선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비틀거리는 그림자》 《달거리》 《낮달의 기원》 《배꼽이다
수필집 내 인생은 낡은 패션》 《씨앗냄새》 《희망을 벼리다,

논문 기형도 작품에 나타나는 그로데스크 리얼리즘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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