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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간을 엿보다 외1편 / 정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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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9-24

 

▲     © 시인뉴스 포엠



화간을 엿보다

 

 

 

쏭쏭 썬 파를 올리브유에 볶는다

파향 가득한 프라이팬에

옷을 벗기고 적당한 크기로 손질한 싱싱한 오징어를 밀어 넣는다

고추장 고춧가루 깨소금 그리고 오이 당근 양배추 등

여러 채소들이 같이 어울리기 위해 뜨거워진 양념 기꺼이 덮어쓴다

각자 끓어오르면서 야동의 신음소리 커진다

커질수록 자신의 맛과 향을 더 내어놓는다

 

가스불은 그들의 절정을 위해 파란 불꽃을 한껏 피워낸다

도저히 마음 모을 수 없는 불과 물, 기름이 서로 사랑하면

모두가 이다지 맛있는, 향기로운 시간이 된다는 걸

칠순이 다 되어 깨닫다니!

 

하물며 파도 잘게 썰리어 뜨겁게 달구어지면 향을 내뿜는데

불이 아무리 뜨거워도

평생 달구어지지 않는 나를 석녀라, 여걸이라 자랑 삼았으니

빈 껍질과 구린내만 남을 수밖에

 

 

 

 

 

 

달빛 화간 2

 

잠든 듯 넘실대는 밤 파도를 밟고

달은 금빛 머리카락 출렁이며

춤을 춘다

달빛 춤사위 속 몇 올은

달맞이 꽃입술에 달린 종을 흔든다

애틋하게 서로의 눈부처 바라본다

이제야 달이 둥글게 차오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간절한 그리움이

죽고 싶도록 휘휘한 적막에 녹아들어야

빛이 되고 생명이 된다는 걸

저들은 나 보다 먼저 깨달은 것인가

어둠은 또 다르게 치열한 삶의 현장

메두사가 풀어놓은 뱀들이

달빛인양 춤을 추다가 지쳐 쓰러진다

대낮에 햇빛을 받으려 전을 펼치던

연들은 제 꽃입술을 새촘히 오므린다

 

 

 

 

 

시인 [정 숙, ]

본명 정 인 숙

경산 자인 출생

경북대 문리대 국어 국문학과 졸업

경주 월성 중학교 전직 국어교사

1991년 등단

1993년 계간지<시와시학>으로 신인상 수상.

<신처용가> <위기의 꽃> <불의 눈빛> <영상시집><바람다비제> <유배시편>시집과 [DVD] 출간 시극극본 [봄날은 간다] [처용아내와 손톱 칼] <시선집-돛대도 아니 달고> 7시집<청매화 그림자에 밟히다>

2010, 1월 만해 시인 작품상 수상

20151223일 대구 시인 협회상 수상

 

포엠토피아. 시마을 , 서부도서관, 청도도서관, 북부도서관 시강의

지금 본리도서관, 대구문학아카데미 현대시 창작반 강의 중

범물 시니어 복지회관에서 내 인생의 꽃에 대한 강의 중

시와시학시인회 전회장

문학청춘 봄호에서 집중조명

20165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극 극본과 연출

상화네거리에서 공연

20165월 방천연가에서 처용아내와 장구쟁이 마당극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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