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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일기 외1편 / 박봉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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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9-11

 

▲     © 시인뉴스 포엠



애도일기

 

      

유방암 말기의 엄마가 돌아가셨다

딸은 서랍 속 엄마의 일기를 본다

 

아직 진짜 사랑은 시작하지도 못했다

첫사랑이었던 짝사랑 이후로

 

딸은 엄마가 아닌

한 여자의 사연이 가슴에 사무쳤다

 

딸은 아버지와 동생들이 볼까봐

 

서랍에 자신의 일기장을 넣고

그 아래 잘못 날아온 사랑을 넣고

 

문을 잠궜다 관을 넣고 흙으로 덮듯

 

 

 

 

     

 

서열

      

 

당신은 당신과 가장 가까운 그것을 가꾸는 사람

 

겨울이 되어 베란다 화초를 집안에 들일 때

제 몸뚱이 하나 건사하지 못해, 잔소리하며 밀어내는 뒷전

자수성가를 앞세워 정신상태가 글러먹었어, 비난하는 뒷전

 

살아서 못마땅한 것은 뒷전입니까 천적입니까

 

백화점 VIP 전용차선과 일반차선

그 갈림길에서 핸들을 꺾을 때 마음을 꺾여본

당신은 남도 꺾을 줄 아는 사람

 

도둑질도 해 본 사람이 하듯

당신은 당신이 당한 그것에 적을 두고

 

그렇게 지내다보니

그렇게 지내는 게 당연한

 

당신은 당신이 목맨 우상 때문에 불안한 사람

살아서는 죽은, 죽어서야 살 사람

 

살기 위해 마땅한 것은 위아래입니까 불감증입니까

뒷전의 뒷전, 당신,

 

 

 

 

 

 

프로필 

박봉희

2013시에등단.

시집복숭아꽃에도 복숭아꽃이 보이고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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