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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노래 / 김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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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9-09

 

▲     © 시인뉴스 포엠



이별 노래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마지막 순간까지 품 안에 꼭 간직했던

흑백의 낡은 아들 사진 한 장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했고

 

왼 종일 내리던 빗소리에

풀잎이 젖어 더욱 처량한

태화강 갈대 무성하던 강가를

서성이던 앙상하게 야윈 그림자가

비에 가려

어디론가 떠나가고 난 뒤에도

 

손주인 내가

아들인 아버지를 닮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사시던

할머니는

 

흑백의 기억 속에서

끝내 아들의 모습을

지워버릴 수는 없었나 보다

 

이 땅의 슬픔을 가슴으로 안은 채

죽음으로도 끝나지 않는 그리움에

이 밤도 빗소리로 달려와

대문 밖을 끝없이 서성거리고 있었다.

 

 

 

 

  

 

 

이발을 하며

 

 

서투른 가위질에

가끔은 짜증을

내기도 하고

완강히 거부도 하지만

그래도 아비의

미안한 마음

다 알고 있는 듯

웃어 주는 아들에게

더 미안하고

울컥 부끄러운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난시가

더욱 심해져

자꾸만 자세히

보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흐릿해지는

현실을

자르고 잘라

반듯하게 만들려는

의지로

오늘도 이발을 한다.

 

 

 

 

 

 

  

 

김종원

 

1960년 울산출생

1986년 시 전문 무크지 [시인] 등단

서울사이버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전공 석사

한국작가회의 회원

() 울산작가회의 수석부회장/이사 역임

시집 <흐르는 것은 아름답다>, <새벽, 7번 국도를 따라가다>

<다시 새벽이 오면>

시선집 <어둠이 깊을수록 더욱 빛나는 별같이 살라하고>

2016년 울산광역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선정

2018년 울산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 선정

2019년 울산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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