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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사랑 외1편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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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9-09

 

▲     © 시인뉴스 포엠



바닷가 사랑/ 김지현

 

 

오래전 내 눈물을 닦아준 그 바다는 내게 깨달음을 안겨주었지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잃어야 한다는 사실.

 

순진하게도 바다는 시치미 뚝 떼고 앉아있다 그날의 진실은 수평선너머 어디쯤에 있는지 그 많은 눈물은 물고기가 삼켜버렸는지.

 

구멍 난 돌 틈에서 귀뚜라미는 무슨 말을 전하려는 듯 또렷하다 용머리 해안 승천하지 못한 늙은 용의 머리를 비추는 하얀 조명등.

 

아하, 이제야 알 것 같다 당신은 이미 오래전 까맣게 타 버린 해안가 잿빛 바위인 것을. 당신의 마음도 잿빛 바위인 것을.

 

그래, 소라껍데기 하나 얻었으면 됐지 귀두라미의 또랑또랑한 목소리 하나 데려왔으면 되었어.

 

 

 

   

 

 

엄마라는 이름 /김지현

 

오동댁은 딸을 공부시키기 위이사 다니는 맹모삼천지교였다.

그러나 복남이는 세상에서 가장 싫은 게 공부였으니

초등학교 네 번을 입학하고도 최종학력 2학년중퇴다.

 

비단옷에 붉은 댕기 들여 불면 날아갈세라

금이야 옥이야 키우던 무남독녀 복남이를

재취나 노총각한테 시집가야 명을 잊는다는 점쟁이 말에

수염 덥수룩한 사내한테 열여섯에 시집보냈다.

 

해 지면 복남은 친정집으로달려갔고

오동댁은 문을 걸어 잠그고 딸을 되돌려 보내기에 바빴다

 

한이 서린 복남이의 원망 섞인 혼잣말은

흔들리는 촛불 속에서 밤이면 밤마다 타올랐다

마흔다섯에 저세상 간 오동댁을 향한 절규였다.

 

딸 하나 있는 거 못 여울까 봐,

크지도 않은 나를 보냈소?

 

애기가 애기를 낳고 엄마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살아온 복남이

어미가 죽어서야 그 이름 목 놓아 불렀다

엄마, 엄마, 엄마

그렇게 갈라고 나를 에웠소?

 

 

 

   

 

 

 

 

1961년 전북 남원 출생

숭의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2014한국산문수필 신인상 수상

2018년 캐나다 한카 문학상 수상

2017문학의오늘앤솔로지로 작품 활동 시작

한국산문 작가협회 회원

시 산맥 특별회원

시집 <선홍빛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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