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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 오케스트라 외1편 / 김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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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9-04

 

▲     © 시인뉴스 포엠



풀벌레 오케스트라

 

수꿩이 꿩꿩 홰를 치며

풀벌레 악단을 불러 모아요

까투리가 발가락 지휘봉으로

풀이파리 등을 긁으며 핫둘핫둘 율동을 해요

콩밭에서 콩중이 콩콩 방아 찧고

팥밭에서 팥중이 팥팥 뛰어다녀요

소프라노 베짱이가 목청을 높이면

방아깨비 뒷발로 건반을 쳐요

사마귀는 소 눈깔에 알을 낳는

쇠파리를 물고 앞발로 기타를 쳐요

산창가에 풀잠자리 물창가에 물잠자리

모두모두 날아들어서

꼬리를 씰룩거려요

그때 여치 한 마리 겅중겅중 뛰며

가을이 온다고 소리쳐요

 

 

 

    

 

반딧불이 별꽃

 

어머니가 씨 뿌려놓았던 도라지가

꽃불을 켭니다

빈집 뒤란에 파란 불빛이 깜빡깜빡

우물가 돌담 틈에서

반딧불이 유충이 기어 나옵니다

반딧불이 새끼가 길 잘못 들까 봐

어미는 불을 밝혀줍니다

 

그렇게 반딧불이 유충 자라나

날개 달고 꽁무니에 불덩이 달았습니다

도라지꽃 위에 앉아 밤새우는 반딧불이

개울가에 도라지별꽃으로

뭉게구름 계단도 오릅니다

그 뒤를 반딧불이 새끼가

아무 걱정 없이 따라갑니다

 

 



 

*약력

김상률

2015년 계간 문학의 오늘로작품 활동 시작

시집: 콩중이 콩콩, 팥중이 팥팥

합동시집: 천개의 귀, 꽃의 박동, 참 좋은 시간이 있음

시인회의 동인

시산맥 특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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