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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 외1편 / 손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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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9-02

 

▲     © 시인뉴스 포엠



폐선

 

손희자

 


 

마량항 후미쯤

허리 굽은 어부

바닷길 끊긴 뱃머리에 앉아

침침해진 눈 비벼가며

아른거리는 수평선 너머를 보고 있다

 

바다에 볼모잡힌 파시의 시간들

날선 파도와 맞잡이 하던

이골 난 수평선 지우고

생멸 넘나들며 풍랑에 긁혀

움푹 파여 짓무른 눈자위가 허허롭다

 

밤낮없이 느루 찍힌 한뉘

지문 다 닳아 옹이 박힌 손

툭툭 털고 돌아서 가는 긴 그림자에 눌린

정박한 화석이다.

 

      

 

 

    

 

먼 길

 

 

 

잠시 온 것 같은데 멀리 왔다

내가 나로 돌아가기에는 아득한

긴 시간 길 위에서 살았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그것이 생()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소름이 돋았다.

턱까지 올라오는 숨 내리쉬며

산동네 담과 담 사이가 힘에 부쳐도

경계에다 꽃을 피우는 사람들의 질긴 시간

그것이 미래일 거라 여겼다

생각은 높은 곳에 두고

늘 제자리 맴돌다

길 한가운데 서성이는 나여!

허둥거리다 가누지 못한 시간들

뼈아픈 형벌이다

돌아가기엔 너무 먼 길

그래도 나는 내가 그립다

꽤 오랜 시간.

 




약력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 한국회원, 문학의 집 회원, 벼리 시동인 회장,

사임당문학(시문회)회장

시집 : 가끔 꽃물이 스민다(2005), 그 외딴 집(2008)

수상 : 경기도문학상, 포스트모던 작품상, 사임당문학상, 중랑문학 대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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