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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거나 저녁이거나 외1편 / 박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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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9-01

 

▲     © 시인뉴스 포엠



그림자거나 저녁이거나

 

      

언뜻, 첫 울음은 사귀지 못했다

 

미주알고주알 여물지 못한 햇볕이 퉁퉁 부은 그림자를

꽉 쥔 채 기울어 저녁을 묻는 동안

 

야윈 잎들이 몸살처럼 흐릿하게 흔들릴 때 울음의 무게는

그림자다

 

태어난 순간처럼 차가운 어둠속에 불빛이 울고

 

갓난애의 희미한 발 지문에 새겨질 생처럼 사연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그림자 찾아 불빛을 향해 엎드린 노숙의 기척들

 

귀 기울이면 모두 바깥으로의 청첩이어서

어둠속 불빛들은 매듭진 사연을 풀지 못했을 것이다

 

당신의 첫 울음은 아침이다

 

 

 

 

     

 

 

 

모월모일某月某日

 

 

 

해질녘 소쩍새 울어 편 무릎은 미안했다

신발 털어 장독대 돌아보다

달빛으로 어둠을 씻어주고 마루에 앉으니

감나무 이파리에 별빛이 반짝인다

바람에 찔려 절뚝이던 이파리가

아픈 만큼 파래지는 소리를 듣는데

어이쿠 도둑괭이가 뒤 따른다

바깥은 아직 어둡지 않아 활동은 느긋하니

, 달빛 들여 금간 마음을 손 봐야겠다

바람은 일찍 귀가하고 둥근달은 몹시 익어 환하다

소낙비에 떨어진 땡감 몇 싸리비로 쓸어두고

잘 익은 고요 별빛으로 씻어 된장독에 묻어둔다

아직 흙냄새가 떫다

 

 

 

 

   

 

 

박복영

전북 군산출생. 방송대 국문학과 졸업. 1997년 월간문학 등단. 2014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201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천강문학상 시조대상. 성호문학상등, 시집낙타와 밥그릇, 시조집바깥의 마중.오늘의 시조회의와 전북작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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