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이밥에 짜증을 얹어 먹으니 달큰하다 외1편 / 장인수

- 작게+ 크게

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8-30

 

▲     © 시인뉴스 포엠



 

이밥에 짜증을 얹어 먹으니 달큰하다

 

 

세 년놈이 부엌질을 하니까 엉망 투성이야.”

남편과 아들도 부엌을 들락이니까

그릇도 뒤섞이고

반찬도 위치가 다 바뀌고

냉장고 속도 뒤죽박죽이란다

! 어딨어?”

오늘은 식칼의 위치가 한참 바뀌었나 보다

그러면 부엌일을 하지 말까?”

그게 콩이야 똥이야? 칼 정리를 잘 하란 말이야!”

아내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점점 왕짜증이다

아내가 차린 이밥에 넉살 한 첨 올려서 먹는다

! 맛있는데! 꿀맛이야.”

칭찬을 퍼부어도 아내는 시큰둥

오늘 날 건드리면 파리 목숨이야.”

오히려 폭탄선언을 하신다

아욱된장국에 애증과 존중과 웃음을 풀어서 먹는다

고독, 짜증, 갱년기라는 반찬도 맛있구나

하늘 아래 별것 아닌 삶을 살면서

한 식탁에 둘러앉아

온갖 짜증과 희노애락을 감사하게 먹으며

칭찬 한 그릇 싹싹 비운다

 

 

    

 

 

 

 

 

새벽이슬이 땡벌보다 따갑다

 

 

폭염 경보가 오일 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고추밭에 가니 530

이슬이 내려앉고 있았다

금세 이슬범벅 땀범벅이 되었다

온몸에 땀과 이슬 범벅이 샤워하듯 흐른다

쓰윽 소매로 얼굴을 훔쳤다

매운 기운이 눈썹 주위로 퍼진다

금세 눈도 맵고 콧구멍까지 맵다

! 땡벌에 쏘인 것 같다

맑은 새벽이슬이 맵고 쓰라리구나

새벽이슬이 독침을 쏘네!”

뜨거운 눈물이 주루룩 볼을 타며 번졌다

혀를 내밀어 범벅을 밀쳤다

혀가 얼얼하다

 

 

 

장인수 시인 약력:

충북 진천 출생, 2003시인세계등단

시집 유리창, 온순한 뿔, 적멸에 앉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Copyright ⓒ 시인뉴스 포엠.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