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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홀로 피는 꽃은 없다 외1편 / 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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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8-28

 

▲     © 시인뉴스 포엠



아무도 홀로 피는 꽃은 없다

 

 

너희는 세상에 어떤 일이 벌어지건 간에 책상머리 틀어박혀 언어가 차려주는 미학의 밥상에 골몰하라

나는 세상의 후미진 거리마다 삶에 허덕이는 자들의 아픈 숨 찾아 헤매며 못난 시가 그들을 기록하다가 실패하고 말 운명이라도 기꺼이 받겠다

 

한잔 걸친 간밤에 휘갈겨둔 글씨

오줌 마려워 깬 새벽 마주하니 부끄럽다

 

어떤 곤혹스런 비바람에도 신명을 다해 피우는 꽃들은 얼마나 아름다우냐!

보기에는 저만 피우는데 열중인 것 같아도 아무도 홀로 피는 꽃은 없다

 

아프게 지는 꽃 피어나는 꽃 염려하며

제 그림자를 감춘다

우주조차 삭막하지 않으려고 더불어 생겼다가

꽃 지듯 툭! 떨어지며 사방에 씨앗을 흩뿌린다

 

 

 

나는 밤마다 아내 왼편에 돌아와 눕는다

 

 

이것 하나 깨닫는데 삼십년이 걸렸다

밤마다 깊은 잠에 들자면

잠 깨우는 아내의 코골이에도 법칙이 있다는 것

반드시 그녀의 왼편에 누워야 하는 이유를 알기까지

지펴진 하루가 고단할수록 고성방가로 피어났네

 

부산한 얼굴 오른편으로 돌리면 더 심해지고

왼편으로 돌려주기만 하면

극성으로 골던 소리도 이내 잠잠해진다는 것

코골지 않도록 고개 돌려줄 때마다 외면하지 않도록

나는 밤마다 아내 왼편에 돌아와 눕는다

 

사납게 코고는 소리도

쌔근쌔근 따스한 숨소리로 들어주는 일

애초부터 코르셋을 이탈한 몸이 뒤척일 때마다

갓 부화한 나비처럼 훠얼훨 날아올라

창으로 스며드는 희미한 달빛을 배회하네

 

 





정원도 시인 약력:

-1985시인지에 삽질을 하며등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그리운 흙,귀뚜라미 생포 작전,마부

-()한국작가회의 감사, ()한국작가회의 연대활동위원장, 분단시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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