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두부豆腐 두부頭部 둔부臀部 외 1편 / 전하라

- 작게+ 크게

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8-28

 

▲     © 시인뉴스 포엠



두부豆腐두부頭部둔부臀部 1

 

전하라

 

일요일 저녁

무얼 해먹을까 생각하다가

지난 금요일에 사다놓은 두부가 생각났다

아차, 스스로의 둔부를 때리며

냉장고를 여니 두부는 쉰 냄새를 풍기고 있다

갇혀있던 그가 꺼내달라고 쉰 목소리로 절규하고 있었던 것이다

팔다리가 보이지 않는 두부豆腐는 모두

두부頭部로만 이루어져 있나 보다

콩은 으깨어지고 팔팔 끓여져서도

우리 가족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었다

가족의 건강을 생각지 않고 나만 생각해온 두부

재빠르게 둔부를 움직여 슈퍼에서 새 두부를 사오며 생각한다

두부는 신선한 생각으로 채워져야 한다고







먼지, 뭔지

 

 

 

방을 치워야 저녁을 주겠다며

두 아이들에게 방청소를 강요한다

작은 아이는 큰 아이에게 미루고

큰 아이는 빗자루를 발로 민다

빗자루가 지나간 곳에 머리카락과 먼지들이 밀려왔다

나는 빗자루를 들고 밖으로 나가 있으라며

아이들을 먼지처럼 밀어내고

구석구석을 쓸고 있다

쓸리고 싶지 않은 머리카락과 먼지들이

서로 스크럼을 짜고 두런두런 밀려나온다

산다는 게 뭐가 가까운지 먼지 모르겠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먼지와 머리카락이 나오는지

삶이란 먼지를 만드는 일인 것 같다

 

빗자루를 쥔 듯 보이지만 먼지덩어리인 삶

그렇게 살아도 사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전하라 프로필

2012년 계간 <스토리문학> 시부문 등단

시집 발가락 옹이, 구름모자 가게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Copyright ⓒ 시인뉴스 포엠.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