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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메일 외1편 / 백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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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8-28

 

▲     © 시인뉴스 포엠



스팸메일 외1

 

 

 

1.

한 톨 씨앗 잎눈 뜨는 문패 없는 내 뜨락에

잔뜩 덧난 상처마냥 몸 불리는 메일들이

용케도 바람벽 넘어와

술술 옷을 벗는다

 

끊임없이 거듭되는 공복의 내 하루가

한 순간 눈요기로 허기나마 면해질까

꼿꼿이, 때론 덤덤히

삭제키를 눌러댈 뿐

 

2.

눈발처럼 떠다니는 많고 많은 인파 속에

어쩌면 난 한낱 눈먼 스팸메일 같은 존재

무참히 구겨진 채로

휴지통에 던져질

 

눈길 한 번 받지 못한 외로 선 골방에서

팽개쳐져 들어앉아 변명조차 잊었어도

엉켜진 오해의 시간

술술 풀 날 기다리는,

 

   

 

 

 

그림자

 

 

 

 

햇살이 나를 범해 나는 그를 낳는다

배부름도 산통도 없이 쑤욱쑥 낳은 그

그래서 만만한 게다

무덤덤히 품는 게다

 

단 한 벌로 계절 나는 무채색 저 의복을

한평생 단 한 번도 갈아입지 못하면서도

그는 참 비위도 좋다,

날 따르는 것을 보면

 

편안하다, 저 어둠 속 그에겐 굴레가 없다

땅바닥 드러누워 온갖 흉내 다 해내다

비 듣자 따르던 발길

잠시나마 멈춰선,

 

 

 

       

 

백 윤 석 프로필

27회 신라문학대상 수상, 2016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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