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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뉴런 외1편 / 조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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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8-05

 

▲     © 시인뉴스 Poem



거울 뉴런

 

 

 

사이의 벼랑을 없애고

의 아찔함을 메워주는

거울 뉴런

내 머릿속 어딘가에

마술의 거울 하나 숨겨두었어요

 

당신의 숨소리를 이해하고

이마의 주름에 공감하는 거울

언젠가 당신이 슬픔에 빠졌을 때

그 먹먹한 슬픔의 입자들이

나를 온통 둘러싸고 있었지요

 

당신의 눈빛에서 초승달이 지고

만월이 두둥실 떠오른 날이면

나는 거울을 들고

달빛을 내 안으로 끌어들여요

 

그 날

달 거울에 금이 가던 날

아프니? 나도 아프단다.”

당신이 아픈 것보다 더 많이 아픈

내 머릿속의 거울 뉴런

 

이제야 당신이 들리기 시작해요

 

* '거울 뉴런(Mirror neuron)': 너와 나 사이에 장벽을 없애주는 감정입 세포

 

 

 

 

 

 

 

쿼렌시아

 

 

 

 

스페인의 발렌시아 투우용 소는 늘 피 속에서 초원이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경기장에서 두 뿔로 하늘을 치받으며 몸을 부르르 떠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각의 하늘이 손톱만 한 동전으로 바닥에 떨어질 때,

발톱으로 짙푸른 고독을 움켜쥔 소가 쿼렌시아를 찾는다 소가 마지막 기력을 회복하는 장소, 하늘 소리를 듣는 곳이다

 

나는 드디어 나만의 쿼렌시아를 찾아냈다 날카로운 이빨도 단단한 발톱도 없는 나는 삶의 모서리에 자주 마음을 다치곤 했다

새벽의 청량한 시간, 나는 우주의 발치에 걸터앉아 유장하게 흐르는 별들의 강을 바라보았다 강물 밑바닥엔 그 옛날 어머니가 잃어버린 비취반지 한 개가 침침해진 눈을 닦고 있었다

 

가슴에 박힌 화살을 뽑으며 나는 나를 용서하기로 했다 저 광활한 우주에 화살을 쏜 자는 바로 나였으므로

*쿼렌시아: 자아 회복의 장소. 투우사와 혈투를 벌이던 소가 생기를 모으는 곳.

 

 

 

 

 

 

조은설 시인 : 약력

 

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졸업

<<한국일보>> 여성생활수기 당선

미네르바시 등단, 월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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