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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혹은 끝 외1편 / 최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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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7-31

 
    

▲     © 시인뉴스 Poem




시작 혹은 끝  /  최우서



숲을 걷는다
머리는 맑고 고요하다
침묵은 무겁고 깊다

꾹꾹 길을 열어 새겨지는 발자국
햇살에 드러나는 살갗은
투명하고 얇다
풍경은 기다림의 연속
제자리서 익힌 해독서를 펼쳐 놓는다

숲의 바깥
연둣빛을 벗어나 뜨거운 햇살
정수리를 향해 제 가진 몫
숙명처럼 키워가고 있다
때때로 태풍의 눈이 쓸고 간
헐거운 내부는 획을 긋듯
중심을 피하지  못하고
먹먹한 노래를 부르기도 하지만
멈추지 않는 바깥은
바람에 식힌 땀을 닦으며
가운데를 향해 진초록을 채우고 있다

오랫동안 그들의 빛을 지키고 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사랑한다는 것은 /  최우서

        
비 오는 아침
새 한 마리 젖은 날개 안쪽으로
푸른 떨림을 받아쓴다
뚝뚝 떨어지는 마른 잎
연음법칙으로 바라메 읽는 소리
나무는 한 줄기 슬픔을 해제하려
내부의 잔잔한 파장이
미세하게 가지를 흔든다 
애써 고요해지려는 진동에 기대
날려 보낸 날개의 호흡을 다듬는다
뿌리는 어둡고 은밀한 길을 풀고
한 발 깊은 곳으로 이끈다

나는 오랜 떨림 끝에
그들을 받아 쓴
손 끝에 묻은 흙을 털고
편해진 아침을 맞는다
앞마당에 핀 꽃무리
이유 없는 두근거림을
이해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순간순간 아래서 밀어 올리는
여린 박동이 있기에
머뭇거리는 나를 다잡아
눈을 감고  전해지는
모든 파장을 받아들인다

앓고 있는 내부의
견고함을 이해하는 것으로
그 하나를 견디고 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최우서  시인
대한 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창작문학예술인협회 정회원
2017 한국문학 올해의 시인상 수상
2018  향토문학 금상 수상
2018  한국문학 발전상 수상
<공저>
2018 명인명시 시인선집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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