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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하고 싶은, 외1편 / 이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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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7-30

 

▲     © 시인뉴스 Poem



그만하고 싶은,

이인성

 

 

이 나이 되니

이제 누구를 만나고 떠나보낼 때

헤어지기 아프지 않을 정도로

마음을 동여매는 습성이 생겼다

 

이 나이 되어서도

누군가 떠나보낸다는 건 아직도 익숙하지 않아

숱한 이별 간직한 나의 노래 그래서 슬프다

이젠 벅찬 숨결의 노래는 그만 부르고 싶다

 

아무리 동여매어도 풀어지고 또 풀어지는 건

미성숙한 인격 탓인가

기형의 습성 탓인가

오늘도 나의 밤은 불안한 호흡으로 채워지고

나 아프지 않기 위해

헤진 마음 더욱 동여매는 시간

서걱이는 대숲 심란한 바람

내 마음, 숭숭 뚫린 틈 사이 빠져 나간다

 

어차피

앞서거니 뒤서거니

너도 가고

나도 갈 터인데

 

여분의 시간 앞

물기 잔득 머금은 화선지 묵화 한 폭

경계 불분명한 지평선 한 줄 굵게 그어본다

 

 

 

 

 

길 위에서

이인성

 

 

머뭇거리는 낙엽 몇 담은 가로수길

겨울나무,

담백한 빈 가지의 나무가 좋았다

 

주름 잡힌 시간 속의 도시 모퉁이

사람들,

외로움이 깃든 이가 소탈해서 좋았다

 

외로움을 곪아 터지게 하고 

새 살 같은 새로운 경지에 오르기 위한

문득,

떠나는 여행의 이유가 좋았다

 

손 흔들며 돌아선 너의 뒷모습

제비꽃 향 물씬 묻어나는

기억,

그림자 같은 속삭임으로

네 마음 내게로 흘러올 때가 좋았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자리

아무렇게나 살아도 무엇인가 되어주는 삶

드리워질 죽음의

그림자,

메마른 영혼 적셔주는 흐르는 강물 같아 좋았다

 

무수한 생각의 갈래들

거슬러가다 보면

결국 한 줄기로 머물겠다

 

작정 없이 떠돌던 길 위에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인성_2015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바람이 사는 법,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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