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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외1편 / 손희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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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7-28

 

▲     © 시인뉴스 Poem



청산도

- 목섬(새목아지)

 

요동치는 파도의 사슬들이

죽을힘을 다해 밀고 당기다가

떼로 밀려와 목섬을 와락 덮치는 날이면

바다는 갯바위에 소금꽃 피어놓고

검푸른 제 속의 깊이만 들여다보았다

 

수평선 아득한 벼랑

볼라벤이 할퀴고 간 자리마다

장승이 된 고사목

굽힐 줄 모르는 마음들의

곧고 슬픈 고집이 의연하게 솟아 있었다

 

섬의 하루를 길었다

해국이 피었다 시들해질 즈음

먼 바다 집어등 불꽃

자지러지게 붉었다

 

그 사이

목청높인 파도의 혀들이

새목아지 감싸안고

피토하듯 질러대는 서편제

한 맺힌 가락

밤 으슥하도록 그치지 않았다

 

 

 

 

 

   

청산도 2

-초분

 

청산도 당리 언덕 아래

이엉을 덮어놓은 초분이 햇빛에 바래있었다

산자와 죽은자의 거리가 지척인

먼 바다가 보이는 돌담에 걸터앉아

머리칼 산발한 채

긴 울음을 놓지 못한 여자

한쪽 죽지를 잃은 작은 새인 듯 했다.

바다는 영문을 모른 채

물 주름위에

윤슬만 잔뜩 슬어놓고 빛을 산란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시작된 걸음인가

허공에 두둥실 떠오른 꽃상여가

성근 상두꾼들의 어깨를 타고

만가를 들으며

언덕을 천천히 밀어 올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약력

 

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문학의 집 서울 회원,

사임당문학(시문회)회장, 벼리동인 회장

시집: 가끔 꽃물이 스민다(2005), 그 외딴 집(2008)

수상 : 경기도문학상, 포스트모던 작품상, 사임당문학상, 중랑문학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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