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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눈물 외1편 / 최지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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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6-27

 

▲     © 시인뉴스 Poem



고양이의 눈물

 

 

누가 울음을 그쳤는지 몰라야 한다. 눈물과 수건 사이에서 속눈썹이 계속 떨린다는 것을 결코 몰라야 한다. 흘러내리는 저녁이감정을 하나씩 잃어가는 것도. 불편한 바닥을 끌어 모으는 어둠의 집착도. 아직도 나는 저곳이고 너는 이곳이어서. 수평이 없는 의자에서 일어설 방법을 몰라서 아직은. 멀리 가면 안 되니까 아직은.

 

높은 음으로 그려 넣은 고요 안에서

아픔의 중심에 닿은 것처럼

고양이가 운다

시간과 공간의 둘레를 돌며

붉은 막을 벗지 못한

그의 새끼들을 핥으며 운다

 

반드시

도착해야 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과

그곳은 늘 멀리 있다는 사실과

아무데도 가지 않았다는 사실이

고양이의 눈물과 겹친 문장 같다

 

소금기 말라붙은 계절이

그리운 채로 오래 머물러 있을

 

흉터가 늘어난 고독으로 인해

허기를 바라보는 법이

정교해졌다

 

 

 

 

 

   

안부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다시 내일을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다 늙은 방향으로부터

변심한 애인처럼

오지 않는 내일을

 

나란히 피어있는 아파트를 따라

어지러운 속도로 지는 꽃잎을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부디 노련해지는 일이거나

 

내가 지나침과 멀어짐 사이를

살고 있는 사이

알아볼 수 없는 세상의 끝에

주검 같은 것이 우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시가 발을 뻗는 곳으로

장미 넝쿨이 견고해지고

덤불 속으로 몸을 숨기는 담장과

경사진 어깨가 닮아서

나는 자꾸만 거기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괜찮은 거냐고

안부를 묻는 것이 옳다

 

 

 

 

최지하

 

충남 서천 출생

2014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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