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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 이승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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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6-27

 

▲     © 시인뉴스 Poem



때론

 

 

산다는 것은

함박눈이 세상을 덮는 것과 같은 것

때론,

예보에 어긋나게 쏟아지는 장대비

장대비도 재앙처럼 내린다는 것을

고열이 날 때 비로소 알았지

 

세상에 나와 어긋나는 생을

수없이 걷는 것

돌아보면

쏟아지는 장대비보다

더한 생을 살고 있다는 것

촉촉하게 은은하게 살기를 바라지만

참 어렵다는 것

 

때론,

군인처럼 견뎌야 하고

예수님처럼 고뇌와

고통 속에서도 기도해야 하고

사막의 고목처럼 버텨야 하고

쓰디쓴 잔을 기울이며 인내해야 하고

내 어머니처럼 살아야 하고

아버지의 쇳덩이 같은 어깨처럼 무거움도

지고 걸어야 하는 것

 

때론,

우리에게 푸른 하늘이 가까이 있기에 푸르게 물들여지고

어둔 밤 달과 별빛아래 사색에 물들여지고

새벽이면 떠오르는 정열의 태양처럼 다, 답게

살아가는 것

 

그래서

살고 살아내니 좋은 것

 

때론,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고

조용히 허공 속으로 들어가

금이 간 무릎을 쓰다듬으며

잠언을 기억하고픈 깊은 밤

찬이슬이 대지를 다독다독 덮고 있다

 

 

 

 

 

 

 

    

 

국화꽃 피는 길을 지나며

 

 

길가 그네에 앉아

익어가는 들판을 보노라니

땡볕아래 숨도 고르지 못하고 한 생을

헤쳐 나왔을 들판의 맥박이 평온하네

 

은은한 국화향기가 머무는 시간 안에서

파란 하늘을 우러르고 있노라니

어깨위에 땅벌처럼 파고들던 통증이

,

허공 속으로 부려지네

 

머잖아 팍팍했던 한 계절이 지날 것이고

갈바람 타고 하나 둘 낙하하는 낙엽무덤위로

휘어진 해 그늘이 에워싸고 있을 때

길모퉁이 국화꽃무리의 향기는 기도가 되어

저 멀리 하늘나라에도 은은히 부쳐지리니

이 저녁에도.

 

 

 

 

 

 

 

 

 

 

 

 

 

 

 

 

 

-약력

 

이름 : 이승남

2010. 국립한경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졸업

2010. 시 전문계간지 시산맥신인상 등단 및 회원

시집 <물무늬도 단단하다>

경기문인협회/계간 한국시학 회원, 수원시인협회 회원

가톨릭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마음의 행간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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