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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라는 타래 외1편 / 정 하 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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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6-25

 

▲     © 시인뉴스 Poem



이별이라는 타래

 

정 하 해

 

 

 

서만이라고 했다, 섬 안이 아니라 서만이라고

나락논과 질척이던 늪지대가 늘 질어

 

개도 거기서만 살았는지 어른들은 서만 물개똥이라고 불렀다

질척이는 흙이 개가 설사한 똥처럼 그랬던가 보다

서만이라는 말

사무칠 정도는 아니지만 신발을 벗어 뾰족구두

만들다 늦어, 오지게 맞았던 그 매가 그리운 건 더욱 아니지만

 

보풀처럼 가뭇하게 일어나는

부재들로 하여 나를 몇 천 가닥

걷어 올리는 기분이다

형산강 다리 너머 지금은 철강공단, 지금은 볼 수 없는 노란 헬멧들

저녁을 물고 오는 그 긴 행렬을 생각한다

 

섬 밖에 눌러앉아 돌아볼 사이도 없이

생애 심사대라는 게 나가면 그만이더라는 변병으로

아주 잠깐

강물과 질의문답은 눈매가 깊어지는 쪽으로 쏠리고

그러니까 늦었구나

하는 대꾸도 제 자리처럼 퍼질러 앉았다

 

 

 

 

 

 

   

형산강

 

정 하 해

 

 

 

 

저 알발을 탐하지 마라

그리운 것은 다 여기서 알을 슬고 있다

입속말들이 부풀어

이곳에다 풀어놓고, 혀를 말리는

사람아!

밭둑에 매인 노을의 뒤편이 치렁하다

사활로 가는 강물은 춥다

형산의 저녁이

다 걸어 나갈 때까지

쿨럭거리며 삼키는 수화 한 뭉치

뜻도 없이 기쁜 당신

물결마다 순을 쳐놓아 어디에도 있고, 없다

강변으로 끌고 올 참으로

오랜 전 약속은 눈에 든 모래처럼

아프다

다시 강가에 나앉아

우레가 쳤던 쪽으로 다녀오는

 

 

 

 

 

 

 

 

약력, 포항 출생, 2003년 시안 등단 시집으로는살꽃이 피다

깜빡』『젖은 잎들을 내다버리는 시간』『바닷가 오월2018, 대구시인협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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