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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한 그루 외1편 / 노재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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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6-03

 

▲     © 시인뉴스 Poem



그리움 한 그루

 

 

 

정순왕후라는 이름도 무색하게

무인도처럼 떠 있는 남양주 사릉에서

숨죽여 사부곡만 부르고 있는 소나무

칼날 위로 아슬아슬 걸어온 길

무심한 구름은 애써 모르는 척 비껴가는데

짙푸른 향기만 멍처럼 번져간다

 

서슬 푸른 격랑 속에 맺어진 연분

죽어도 잊을 수 없어

정령송 한 그루 단종릉 곁으로 보냈다

머나먼 길 한달음에 달려간다던 간절한 소망은

이렇게라도 이루어질 수 있을까

 

두어 시각이면 오갈 수 있는 지척에서도

차마 발걸음 떼지 못해

위이잉 윙

솔바람 소리만 낸다

 

  

 

 

 

 

 

수구초심

 

 

 

궁궐에서 백리 안에 자리 잡는다는 조선 왕릉

위화도회군으로 천하를 다스리던 태조도

향수에 젖은 억새풀 수백 년 끌어안고

시린 눈길로 북녘 하늘가 맴돌고 있는데

해질녘이면 노산대 올라 한양만 바라보다가

망향탑 쌓고 또 쌓으며 무너져 내리던

어린 단종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꿈길에도 아득한 영도교에 가고 싶어

속울음 삼키며 몰래몰래 동강으로 흐르다가

천만리 머나먼 길 막막한 발걸음으로

흐르다가 말다가 그만 주저앉고 말았을 것을

 

 

 

 

 

 

 

 

노재순

1959년 강원도 영월 출생

2014년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17년 치악산 생명문학상 수상

2018년 김유정 기억하기 전국 문예작품 공모전 수상

문학의 오늘앤솔로지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시간의 마시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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