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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코뿔소 외1편 / 심인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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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5-29

 

▲     © 시인뉴스 Poem



봄의 코뿔소

 

 

움직임이 포착된다, 철로변의 이곳과 그곳

퍼붓는 볕과 자갈밭 사이

 

외따로

헝클어진 지평선 너머 뿌연 침목 위로

솟아나는 뿔,

 

바람은 어쩌자고 햇빛분자를 일으키며 이곳까지

()을 불러오는 걸까

 

눈빛은 더욱 내밀해져

딛는 발자국도 뿜어내는 콧김도 없이

고요 속 제 몸을 분분히 풀어놓고 있다

 

너도 집이 그리웠던 거야

그날의 연둣빛칸칸의 계절 속으로 돌아오다니

조금 더 머뭇거리며 한사코 흰 뿔을 펄럭이며

어여쁜 몸짓으로 다가오렴

 

한 마리 코뿔소는 도무지 탄생을 모른다

 

 

 

 

한낮과 큰곰자리별나라

 

 

 

봄볕이 꺼내든 열쇠 하나가 어느 국경을 통과한다

 

녹슨 열쇠의 홈이 회오리를 일으키며 큰곰자리별나라를 쫓아 아지랑이의 연대기 속을 휘돌아간다

 

모래와 풀빛이 출렁인다 은하의 도림천으로 올라서면 도깨비시장이 성()처럼 들어서고 나뭇잎을 닮은 일출미용실이 나타난다 골목 귀퉁이를 펴는 고양이의 꼬리를 따라 목련꽃 현관을 열면 황금 TV가 켜진다 갸릉갸릉한 헛기침이며 자줏빛 중절모며 녹내장을 위로하는 안경과 부엉이가 움켜쥔 약통이며 나무쟁반에…… 낯익은 성주인가,

 

봄볕에는 오로라 전광판이 있어 큰곰자리별나라 하나쯤은 왕래할 수 있다

 

잡동사니 서랍 속에서 툭, 튀어나온 그가 악수를 청한다

 

 

 

 

 

 

 

 

심인숙(沈仁淑) 시인 약력:

2006문학사상등단.

시집파랑도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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