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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꽃 외 1편 김선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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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5-22

 

▲     © 시인뉴스 Poem



나리꽃1

 

김선순

 

 

 

후끈한 바람이 먼저

그녀를 훑고 지난다

 

속눈썹 짙게 그늘져 아스라한 눈매

요염하게 까만 점 하나가 붙은

도톰하고 새빨간 입술

찰싹 달라붙은

땡땡이 주홍 블라우스에 초록 미니스커트

아찔한 뒤태를 황홀히도 떠받친 하이힐

떴다 육감적인 그녀가

 

입술을 오므리고

풍선껌을 불어 터트리는 모습에

사내들은 차라리

그 입안의 껌이라도 되어

노곤 노곤해 지고 싶겠지

금방이라도 앞 단추를 터트리며

해방을 부르짖을 것만 같은

블라우스 속 하얀 유방이 위태위태

옵빠 안녕

빨간 화이바에 스쿠터 탄 그녀의

치명적인 콧소리에

늙거나 젊거나 수컷들의 심장은

터질듯 뜀박질을 서두르고

자제력 잃은 아랫도리는 뻐근하게

텐트를 치겠지

 

바람은 알까

옵빠란 촌수를.

 

 

 

 

사랑일까요

 

늘 사랑이 고픈 여자는

싱싱한 날것 냄새나는 연애를 꿈꾸었어요

작은 불똥에라도 닿기를

휘발성 강한 감수성은 위험 수위로 일렁였지요

꽃마다 귓가에 입김을 불어 넣고

부풀려지는 꽃마다 가슴을 탐하고

반쯤 열린 꽃마다 입술을 훔치는

나쁜 남자의 눈빛을 외면할 용기는 버렸어요

사랑에 허기진 여자는

감정의 진위 따위를 타진할 시간도 없이

증명되지 않은 남자를 덥썩 안고 뜨거웠지요

하나하나 벗겨지는 남자가 불쌍하고 지겨워져요

애착과 집착으로 숨통을 조이지만

사랑과 연민을 혼동하며

손 놓을 용기는 버리기로 해요

 

이 또한 사랑이어야 해요

 

 

 

 

 

  

김선순

충남 부여 출생

현대시선신인상

부천문인협회, 모던포엠 작가 회원, 시와 글벗 동인

전남방송 문화마당 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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