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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택배 / 유영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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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제 기자
기사입력 2019-04-09

 

 

  우체국 택배

 

 아래윗집 살았던 보통리 연희누나가
 갓 담은 총각김치를 보내왔다

 연희누나는 시집 간 날부터 
 초하루 보름엔 법회에 빠지지 않았다
 벼랑길도 마다 않고 연등을 켰다
 몽우리 진 연꽃 같은 연희누나

 반신불수로 누웠던 매형이 세상을 뜨고
 연당으로 이사를 했다 

 교회가 빤히 보이는 길갓집 
 길섶의 채송화 때깔이 환하던 늦은 봄날
 연희누나가 개종을 했다
 새벽기도에 분주한 지 몇 해 
 벌써 권사님이 되었다 

 나는 주일 아침마다 기도문을 써
 카톡으로 보냈다

 성묘 가는 길,
 연희누나네 집에서 하룻밤 묵었다 
 담장 없는 연당감리교회 앞집
 여전히 채송화는 환한 연분홍 때깔이다

 바람이 따신 봄날이면 갓 뜬 정월 햇된장을
 울섶에 고추잠자리 날면 갓 딴 찰옥수수를
 땅 한 뙈기 없는 누나가 
 철철이 우체국 택배로 부쳐왔다
 

 

 

 

 


 유영삼 시인

 강원도 영월 출생작업실」 동인, 2018년 포엠포엠」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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