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고향 찾기 / 장진영 시인

- 작게+ 크게

한영제 기자
기사입력 2019-04-08

 

 

고향 찾기

 

 

흔히들 말하는 나의 고향은요,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향양리 532번입니다, 아버님 함자는 택자규자고요, 어머님은 위자 정자 례자 입니다, 부처님 아내로도 부족함이 없으실 어머님은 탐진댐 뭍으로 고향마저 담그시고 저승 꽃 문신만을 피우시다 쓰러지시기도 하시면서 갈수록 애가 되어 가신 어머님이시죠, 그래도 두 분께서는 어찌나 궁합이 잘 맞아떨어지셨기에 두 자식 항아리에 묻고도 밤톨 같은 고집 통 구 남매를 키우셨고요, 못 배운 것의 한풀이라도 하셨듯이 학교도그런대로 마치게 했지요, 아버지란 직함을 얻어, 되새기니 두 님의 옹골참에 입을 떡 벌리곤 합니다,

 

이왕 여기서, 아직도 먼 길을 가는 김에 얘기하나 흘리고 가지요, 로맨틱으로도 다 풀 수 없는 로맨스로 꽉 찬 광경 하나요, 그러기 전에 올해로 아버님이 86세고 어머니는 세 살 아래이시죠, 세월을 훌쩍 넘어 고등시절, 축 처진 바지춤에 허기 끌고 학교를 다녀와 무심코 큰방 문을 열었거든요, 그런데 한여름 대낮 두 임의 몸은 나일론 홑창 새로 헝클어져 있었고요, 어디가 끝인지 모를 긴 여정의 숨가쁨은 방안에 꽉 차 있었거든요, 순간, 얼마나 무색했던지 숨소리 죽여, ~~~~~~~~~~, 구렁이 담 훔친 흰소리만 떨구고요, 슬며시 문을 닫고 굴다리 아래 튀김집으로 줄행랑쳤지요,

 

그 후 그만, 돌아가야 할 번지수를 잃어버려 떠돌이 시궁창 속 여기저기 헤매다 여느 겨울 송광사를 찾았지요, 그때부터 노스님으로 하여금 틈틈이 고향 찾기에 나섰지요, 이제야, 어렴풋이 알고 보니 영원한 내 고향은요, 내가 돌아가야 할 번지수는요, "어머니자궁속양수나라1번지"였거든요,

 

 

 

 

 

 

 

 

 

 

 

불행목不幸木을 읽다

 

 

행여, 행운이 올까 베란다에 행운을 옮겨 심었다

까칠한 나이테로 제 나이를 알려주는 행운목

구부러진 줄기는 마치 용의 모습이었다

하늘로 솟을 듯 머리끝은 천장 벽에 닿았다

날개를 달아주면 어디선가 행운을 물어다주려나

여의주 같은 꽃봉오리 보여주려나

제때 물을 주고 햇볕으로 다독여도 기다리는 운은 오지 않았다

행운이라 불리는 나의 살갗이 되어버린 저 不幸木

볼 면목 없는지 천장 벽에 기대어 목을 구부린다

녀석은 한 번도 보지 못한 행운을 이름으로 입고

갸우뚱 궁리중이다 행운이란 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한시도 멈춤 없이 길을 가고 있는 너를 보며

나는 중얼거린다 조만간 너를 방목 해야겠다

얄팍해진 햇살도 시멘트 천장도 너의 날갯짓을 꺾지는 못했으니

백 년 만에 올까 말까 하는 너의 얼굴 보겠다고

쉼 없이 커가는 不幸木을 바라보며

너의 불행을 키우고만 있었다.

 

 

 

 

 

 

 

 

 

 

장진영 시인

*전남 장흥 산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와 사람으로 등단

*시집끼리끼리

*한국작가회의 회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Copyright ⓒ 시인뉴스 Poe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