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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鼓 외 1편 / 김경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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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기사입력 2019-07-08

 

▲     © 시인뉴스 Poem



1

 

 

김경애

 

 

 

장인匠人의 손은 신의 손

혼을 불러

들녘을 흔드는 북을 만든다

 

허술한 연장 몇 개로

북통을 짜서 소리를 가둔다

양쪽에 가죽을 메워 울림통을 만들면

둥근 소리의 집이 태어난다

석 달여 말린 소의 엉덩이가

장인의 손끝에서 소리로 되살아나면

목수와 신기료의 절묘함이

세월이 지나도 한결같은 소리 빛이 된다

평생 논밭에서 회초리를 맞던

황소의 엉덩이가

질기게 울려 퍼진다

살아서는 농부의 회초리에

죽어서는 고수의 북채에

, 얼마나 많은 날을 맞아야 할까

멀리 퍼지는 북소리엔

황소의 울음이 녹아있다

 

  

 

 

 

 

 

 

회전문

 

 

머뭇거리다가, 숨고르기 하다가

한 발 내딛는다

네 조각 유리공간에

얼굴 없는 등만 있다

앞 사람의 뒤통수를 보며

속도에 따라 허둥지둥 따라간다

표정 잃은 뒷덜미에 분침 초침소리만 있다

나갈 타이밍을 놓치면 계속 돌아야한다

열려있지만 닫힌 문이다

어렵사리 회전문을 통과하면

매서운 문이 또 기다린다

목에 걸린 인지카드, 지문, 홍채

문은 점점 좁아진다

너와 내가 단절된 공간

자판기 두드리는 소리, 종이 넘기는 소리

경쟁이 납덩이처럼 무겁다

촌각을 다투어 회전문에 빨려들었지만

빠져나오는 시각은 성과에 따라 제각각이다

거대한 빌딩엔

하나 둘, 불이 켜지고

회전문은 졸고 있다

 

 

 

 

 

 

 

김경애 시인(수필가)

 

함흥 출생. 서울에서 성장.

에세이문학으로 등단

수필집버릴 수 없는 도장

시집몽돌을 그리다』『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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